시험이 끝났다

드디어 길었던 시험이 끝났다. 시험을 치고 나니 조금 더 열심히 할걸 ㅡ 하는 지루한 생각보다 개운하다는 느낌이 든다. 예상보다 마지막 두 시험 ㅡ 자바와 웹 프로그래밍 은 생각만큼 수월해서, 그다지 문제될 게 없었다. 22일에 있었던 큰 행사 때문인지, 작은 문제라고 인식되어 버린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날 드러내는 일은, 홀로 공부해서 홀로 결투를 마무리하는 시험보다 훨씬 힘들었기 때문일까. 그러한 기회를 얻기 위해 하나의 시험을 건너 뛰어 버린 것은 매우 아쉽지만, 재수강이라는 기회(C#을 좋아하는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요즘의 내가 변한 점이라고 하면, 억지스러움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이전에는 어색하게 웃고 억지로 하는 일 밖에 없었는데, 이젠 내가 움직이는 것을 기다려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할 따름이다. 지난 수년 동안 해 놨던 것들이 허황되지 않았다는 믿음이 생겨서? 모르겠다. 두뇌를 사용하는 방법 ㅡ 고정된 관념이 생겨서 좀 더 유연하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위험한 일정을 잡더라고 해도 나는 아직 젊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직장을 잡은 뒤에 피곤하게 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새롭고 재미있으며 할만한 일로 다가오는 것이 장점일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렇게 자랑스러운 나날을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하는 일들이 멋진 것이었다는 인정을 받고 좀 더 어깨를 펴고 살아가고 싶다.

힘든 내가 만족스러운 나에게 쓰는 편지. 곧 끝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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