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아

 IMG_1483

우리 집에서 구포 도서관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쉽지만은 않다.

특히 여름이라 땀을 뻘뻘 흘리며 지하철 역(화명 역)까지 내려가서 잠깐 동안 시원한 지하철 에어컨을 맛보다가, 구남 역에서 내린 뒤 약 20분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오늘은 특히 기온은 높고 소나기가 간간이 오는 날씨라서 더욱 후덥지근한 기분이 들었다. 도서관에 도착한 뒤 땀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지만, 휴지가 없어서 대충 손만 씻고 자리에 앉았다.

2층은 이미 노트북을 연결할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1층 잡지/신문 섹션 근처에 있는 책상 한 자리를 잡았다.

오늘도 오후 5시까지 책상에 넷북을 연결해서 블로깅/감상문 등을 쓰고, 책을 읽다가 집에 갈 생각이다.

회상

집에 있을 수 없는 경우가 잦았던 나는 중학교 시절 자주 구포 도서관에 왔다. 왕복 지하철비와 2천원만 들고. 출발할 때의 가방은 가벼웠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가방이 두둑했다. 읽고 싶은 것들을 누군가의 방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이었다.

땀이 많아서,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로 세수한 얼굴을 닦고 지하 식당에서 2000원 하는 김치 볶음밥을 먹는 것이 좋았다. 내가 소화력이 좋아서 그런지 조용한 도서관에서 꼬르륵 하고 뱃속이 울 때는 너무 창피했다.

지금은 언제나 햄버거 등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참 힘들었었지… 하는 생각.

누군가가 들으면 사치라고 할 것 같아.

댓글 남기기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