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에서 내려오는 길… 먹구름 속에서도 광명은 있었다.
도서관
쉽지 않아
우리 집에서 구포 도서관까지 가는 길은 언제나 쉽지만은 않다.
특히 여름이라 땀을 뻘뻘 흘리며 지하철 역(화명 역)까지 내려가서 잠깐 동안 시원한 지하철 에어컨을 맛보다가, 구남 역에서 내린 뒤 약 20분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오늘은 특히 기온은 높고 소나기가 간간이 오는 날씨라서 더욱 후덥지근한 기분이 들었다. 도서관에 도착한 뒤 땀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지만, 휴지가 없어서 대충 손만 씻고 자리에 앉았다.
2층은 이미 노트북을 연결할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1층 잡지/신문 섹션 근처에 있는 책상 한 자리를 잡았다.
오늘도 오후 5시까지 책상에 넷북을 연결해서 블로깅/감상문 등을 쓰고, 책을 읽다가 집에 갈 생각이다.
회상
집에 있을 수 없는 경우가 잦았던 나는 중학교 시절 자주 구포 도서관에 왔다. 왕복 지하철비와 2천원만 들고. 출발할 때의 가방은 가벼웠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가방이 두둑했다. 읽고 싶은 것들을 누군가의 방해 없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이었다.
땀이 많아서,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로 세수한 얼굴을 닦고 지하 식당에서 2000원 하는 김치 볶음밥을 먹는 것이 좋았다. 내가 소화력이 좋아서 그런지 조용한 도서관에서 꼬르륵 하고 뱃속이 울 때는 너무 창피했다.
지금은 언제나 햄버거 등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참 힘들었었지… 하는 생각.
누군가가 들으면 사치라고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