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영양, 비만에 관한 과학적 진실 – 빈곤한 만찬
먼 옛날, 구석기 시대의 혹독한 겨울을 버티는 데 꼭 필요한 ‘지방 조직’이 현대에 와서는 골칫거리로 부상한 것은 왜일까? 풍부한 먹을 거리로 과다한 열량을 섭취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칼로리 과다’의 시대에 와서도 사람들의 건강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오래도록 이어져 내려온 절제 또는 제한을 강조하던 식습관의 붕괴. 둘째, 영양학에서 볼 때 논란의 여지가 많은 새로운 식습관의 출현.
빈곤한 만찬 – 60페이지에서.
…그리고 그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 소개(로열젤리 이야기, 구석기시대 조상의 생활 등)와 함께 내용을 풀어 가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 즐겨 먹는 식품들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 아래에서, 대량으로 생산되고 이전보다 좋지 못한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가운데 – 그마저도 편협한(기울어진) 식습관 때문에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독특하게도 ‘생태학 균형’이 동시에 ‘영양의 균형’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론을 내세운다. 맞는 말이다. 기후와 토양,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의 균형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처럼 우리가 ‘키우고’, ‘길러서’ 채소와 고기를 얻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식생활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군것질 하지 않기, 부지런히 지방 태우기(움직이기), 식이요법도 가려서 하기, ‘좋은’ 식품 섭취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유전자와 우리 건강,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의 관계는 계속 유지된다. 아주 밀접한 이 관계에 대해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되고 점점 더 많은 사실을 실제로 경험한다. 다행히 아직 조화는 깨지지 않았다. 그러니 온힘을 다해 조화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빈곤한 만찬 – 329페이지에서.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맛있는 식품, 거기다가 영양까지 생각한 생산방식을 가진 시대가 어서 도래했으면 좋겠다. 자본주의와 더불어 농업도 엄청나게 발전해 왔다. 이렇게 이룩해 놓은 것들을 조금은 더 환경에 친화적이고, 인간의 섭생에 맞도록 고려한다면 해결은 생각보다 쉬울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조금 기분이 상한 점이 있다면, 책 ‘자체’의 결함이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64페이지 다음에 49페이지가 다시 나온다는 것이었다. 나는 읽는 도중에 깜짝 놀라서 ‘이게 뭐지’ 하는 기분으로, 책 전체 페이지를 다시금 살펴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1~64 페이지, 49~64페이지(쓸데 없는 페이지), 65페이지~ 끝 이렇게 잘못 인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왠지 책이 무겁더라’는 농담을 하고 싶었다. 서평단에게 하자가 있는 책을 줬다는 사실에 조금 자존심이 떨어지기도 하고. 부디 이러한 하자가 판매품에는 없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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